올린 지 사흘 만에 인디DB 7만 5천 개 중 25위, 인디게임 올가미 언니 이야기
한국의 작은 스튜디오가 만든 무료 3D 서부 액션게임이 해외 인디게임 사이트 인기 순위에 올랐다
· 오름게임즈
한국의 작은 인디게임 스튜디오 오름게임즈가 10월 4일 낸 올가미 언니가 해외 인디게임 사이트 Indie DB에서 인기순위 TOP 25위에 올랐다. Indie DB에 게임 페이지를 연 것이 10월 5일이고, 순위를 확인한 날은 10월 8일이다. 올린 지 사흘 만에 등록된 75,628개 가운데 25번째 자리다.
Indie DB는 전 세계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자기 게임 페이지를 만들고 개발 소식을 올리는 곳이다. 인기 게임 목록 1쪽에는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 슬렌더, 스페이스엔진 같은 오래된 유명작이 함께 있다. 그 사이에 올가미 언니가 끼어 있었다. 이날 하루에만 14계단을 올랐다.

올가미로 잡는 서부 게임
올가미 언니는 서부개척시대에 쌔끈한 흑언니가 현상수배범을 올가미로 사냥하는 게임이다. 마을 게시판에서 현상수배 전단을 고르고, 말을 타고 은신처로 달려가 도망치는 현상범에게 올가미를 던진다. 걸리면 말 뒤에 매달아 감옥까지 끌고 와서 던져 넣고 현상금을 받는다.
서부 게임이라고 하면 보통 총을 떠올린다. 개발자는 이 게임을 총 대신 올가미 손맛으로 가는 게임으로 정했다. 그래서 거는 순간에 공을 가장 많이 들였다. 걸리면 화면이 잠깐 멈추고, 카메라가 당겨지고, 고리가 몸을 타고 올라가 조인다. 올가미가 닿는 거리도 처음 9미터에서 30미터까지 늘렸다. 멀리 있는 놈을 낚아채는 맛이 있어야 한다는 이유였다.

해외 플레이어가 짚어 준 것을 바로 고쳤다
Indie DB와 함께 해외 웹게임 개발자 포럼에도 글을 올렸는데, 거기서 처음 만난 외국 플레이어들이 꽤 자세한 후기를 남겼다. 길잡이 화살표가 뒤쪽을 가리킬 때 헷갈린다, 건물 틈에 말이 낀다, 올가미가 어디까지 닿는지 모르겠다, 말이 죽으면 마구간까지 걸어가야 해서 귀찮다는 이야기였다.
다음 날 바로 고쳤다. 건물 틈 여섯 곳을 울타리로 막고, 뒤를 가리킬 땐 유턴 화살표가 뜨게 하고, 올가미 거리 게이지를 붙이고, 말이 죽으면 그 자리에서 새 말을 살 수 있게 했다. 그다음 날 또 다른 플레이어가 폰으로 2부까지 깨고 후기를 남겼다. 여러 명을 한꺼번에 잡고 싶다, 마약유통범이 너무 쉽다, 폰에서 돌아서는 게 느리다는 이야기였다. 이번에도 하루 만에 고쳤다. 2부에서는 전단이 전부 열려서 셋까지 줄줄이 묶어 끌고 갈 수 있고, 마약유통범은 하얀 가루를 뿌려 화면을 뿌옇게 만들며, 폰 유턴은 거의 두 배 빨라졌다.
개발자도 고친 뒤 직접 2부까지 가서 셋을 줄줄이 끌고 감옥으로 갔다. 하고 나서 재밌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
25위가 말해 주는 것
숫자는 정직하게 적어 둔다. Indie DB 순위는 최근 방문을 기준으로 매겨서, 25위라고 해도 지금까지 게임 페이지를 찾은 사람은 375명, 순위를 확인한 날 하루는 33명이다. 큰 게임처럼 수만 명이 몰린 건 아니다. 그래도 7만 5천 개가 넘는 게임 가운데 오름게임즈 게임이 이렇게 높이 올라간 건 처음이다. 그 전까지 가장 높았던 게임은 월300의 410위, 그다음이 고시원 총무의 725위였다.
작은 스튜디오가 해외에 게임을 알리는 길은 많지 않다. 광고비를 쓰지 않고 게임 페이지를 만들고, 개발 소식을 쓰고, 받은 피드백을 하루 안에 고쳐서 다시 알리는 것. 올가미 언니는 그 방법이 통할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숫자로 보여 줬다.
올가미 언니는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하는 무료게임이다. PC와 휴대폰에서 모두 되고, 진행은 브라우저에 자동으로 저장된다. 영어판 Lasso Sister도 함께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