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게임즈 인디게임 개발뉴스
설치 없이 하는 인디게임, 한국의 작은 스튜디오가 웹에서 50개를 낸 이유
"다운로드 버튼이 없는 인디게임" 오름게임즈, 방치형게임부터 어드벤처게임까지
인디게임이라고 하면 스팀에서 몇천 원에 판매되는 게임을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게임을 설치하지 않고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하는 방식도 조금씩 늘고 있다. 링크를 누르면 몇 초 안에 게임이 시작되고, 재미없으면 창을 닫으면 그만이다.
한국의 작은 인디게임 스튜디오 오름게임즈는 아예 이 방식을 중심에 놓았다. 지난 한 달여 동안 자체 웹사이트에 50개에 가까운 게임을 올렸다. 알까기와 오목 같은 전통적인 보드게임부터 축구, 볼링, 방치형 게임, 공포게임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인디게임이란 무엇이고, 왜 웹인가
인디게임은 대형 게임사의 자본이나 대규모 개발팀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이나 소규모 팀이 만드는 게임을 말한다.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완성한 게임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은 쉽지 않다.
스팀에는 매일 수많은 신작이 올라오고, 모바일 앱 시장에서는 게임을 발견한 뒤에도 다운로드와 설치라는 단계가 남는다.
오름게임즈는 이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풀었다. 처음부터 외부 플랫폼에 입점하는 대신 자신의 웹사이트를 첫 번째 플랫폼으로 삼은 것이다.
설치도 회원가입도 없다. 게임 하나가 하나의 웹페이지이고, 그 페이지가 곧 게임이다. 게임 기록은 브라우저에 저장되며 별도의 계정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PC와 스마트폰에서 같은 주소로 접속하면 된다.
하루에 하나씩, 하지만 물리 하나에 몇날며칠
오름게임즈의 게임은 대체로 규칙이 단순하고 한 판이 짧은 게임이 많다. 웹게임의 접근성 때문이다. 웹게임, 브라우저게임의 담장은 거의 없다시피 해야 시작이 된다고 봤다.
다만 벽이 지나치게 낮으면 튕겨나가는 것도 쉽다는 것이 웹게임의 단점이기도 하다.
때문에 웹게임으로 짧은 시간 잠깐 즐겨볼까 하고 들어왔다가 2시간씩 붙잡히는 게임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한 판만 해야지 했다가 몇 시간씩 즐기는 게임은 의외로 알까기, 오목 같은 전통적인 보드게임이었다. 방귀뀌기 게임을 몇십 분 동안 진행한 유저도 있었다.
게임은 철저히 개인의 취향을 타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인 것 같다.
오름게임즈에게 특별히 미는 장르는 없다. 모든 장르를 구현하려고 노력한다.
손가락으로 튕기는 축구, 3D 볼링, 빨래방과 붕어빵 노점을 운영하는 방치형 게임에 한국의 전통 귀신인 물귀신을 소재로 한 공포게임, 제주 오픈월드를 구현한 바이제주까지 장르의 폭도 넓다.
개발자는 게임의 방향을 "설치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지만, 원한다면 오래 붙잡을 수도 있는 게임"이라고 설명한다.
게임 사이트이면서 인디게임 실험실
오름게임즈가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게임을 많이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임을 만드는 동시에 인디게임을 유통하는 방식 자체를 실험하고 있다.
각 게임에는 별도의 소개 페이지를 만들고 게임 설명과 자주 묻는 질문을 함께 제공한다. 한국어뿐 아니라 영문판도 함께 제작한다.
해외에서는 itch.io와 Indie DB에도 게임을 하나씩 공개하고 있다. 핑거킥은 itch.io의 스트리머 피드백 잼에 출품해 해외 개발자들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당시 받은 의견 가운데는 게임의 완성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잘 만들었지만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오름게임즈는 이런 외부 피드백을 다음 게임의 난이도를 조정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50개의 게임이 무엇을 증명할까
한 달 남짓한 기간에 수십 개의 게임을 출시하는 인디게임 스튜디오는 흔하지 않다. 더구나 오름게임즈가 택한 방식은 스팀이나 모바일 앱스토어와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게임을 먼저 만들고 플랫폼을 찾는 것이 아니라, 웹사이트 자체를 게임 플랫폼으로 만들어 놓고 그 안에 게임을 계속 쌓는 방식이다.
이 방식이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게임의 수가 많아질수록 관리해야 할 콘텐츠도 늘어나고, 무엇보다 웹게임을 찾아오는 이용자를 계속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한 가지는 이미 확인할 수 있다. 인디게임에 반드시 다운로드 버튼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브라우저를 열고 바로 플레이하는 게임이 하나의 인디게임 유통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오름게임즈는 그 실험을 꽤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